오십견이란? 팔이 굳고 아픈 중년의 어깨 통증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오십견’.
많은 이들이 나이 들면
어깨 한 번쯤 아픈 건 당연하다고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오십견은
단순한 노화로 인한 어깨 통증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정확히 말하면,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이 점차 섬유화되면서
관절이 굳어버리는 병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깨가 조금 뻐근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팔을 들어 올리거나, 머리를 감거나,
등을 긁는 일상적인 동작조차도 어렵게 되죠.
이는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관절낭이 굳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됐다는 신호입니다.
이 병이 ‘오십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대체로 50세 전후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40대 초반이나
60대 이후에도 발병할 수 있으며,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이나
당뇨병을 가진 분들에게서 자주 보입니다.
오십견은 보통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통증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어깨가 이유 없이 아프고,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통증이 심하다 보니 자연스레 움직임을 줄이게 되는데,
바로 이 시점부터 병이 더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두 번째는 ‘동결기’입니다.
어깨 관절의 유연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면서
팔을 제대로 들어 올릴 수 없게 됩니다.
간단한 세수, 머리 빗기, 옷 입는 동작조차 불편해지죠.
마지막은 ‘해빙기’로,
수개월 혹은 1~2년에 걸쳐 서서히 통증이 가라앉고
움직임이 조금씩 회복되는 시기입니다.
오십견은 특별한 외상 없이도 생길 수 있지만,
어깨 부상, 회전근개 파열, 장기 고정 후 회복기 등에서도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유착이 심하게 진행되고,
회복이 더디며, 양측 어깨에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단은 기본적으로 이학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팔의 능동적/수동적 움직임 범위를 비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X-ray를 통해 뼈 질환을 감별하고,
필요시 MRI로 관절낭의 변화나 다른 질환
(예: 회전근개 파열 등)을 구분하게 됩니다.
치료는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고,
물리치료와 스트레칭을 병행합니다.
어깨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마취하 수동 조작술이나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적 유착박리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반드시 적극적인 재활운동이 뒤따라야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은,
대부분의 오십견은 시간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서서히 회복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회복에는 6개월에서 2년까지 걸릴 수 있지만,
체계적인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대부분 정상적인 어깨 기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도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팔을 오랫동안 한 자세로 두지 말고,
하루에 몇 번씩 벽 짚고 어깨를 늘리는 스트레칭을 해주세요.
통증이 없는 팔로만 생활하지 말고,
아픈 팔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그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곧 어깨 건강을 지키는 길이 됩니다.
오십견은 결국 내 몸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굳어버린다’는 말은
단지 비유가 아니라 현실이 됩니다.
나이 때문이겠거니 하고 넘기기보다는,
어깨 통증과 불편이 시작되었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고 올바른 치료와 운동을 시작해보세요.
회복은 느리지만,
꾸준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